공주님....

[스크랩] 때때로 나는..

고무동 2010. 4. 9. 19:43

 

 

            

                      

 

때때로 나는
비 내리는 쓸쓸한 오후 

커피향 낮게 깔리는
바다 한 모퉁이 카페에 앉아

창 밖을 바라보듯


내 삶의 밖으로 걸어 나와

방관자처럼
나를 바라보고 싶을 때가 있었다..

까닭 없이 밤이 길어지고
사방 둘러 싼 내 배경들이느닷없이 낯설어서

마른기침을 할 때
나는 몇 번이고 거울을 닦았다

  어디까지 걸어 왔을까..
또 얼만큼 가야 저녁노을처럼
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될까..

세월의 흔적痕迹처럼
길어진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낡은 수첩을 정리하듯
허방같은 욕심은 버려야지..

가끔 나는..
분주한 시장골목을 빠져 나오듯

내 삶의 밖으로 걸어 나와
혼자이고 싶을 때가 있었다..

 

박복화

       

출처 : 때때로 나는..
글쓴이 : 눈부신 햇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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