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비워두는 곳

[스크랩] 번 뇌

고무동 2009. 8. 10. 11:22




사진 ; [ 보라매 공원에서 ]

 ◈  번 뇌  ◈      

보고 싶은 만큼 나도 그러하다네 
하지만 
두 눈으로 보는 것만이 다는 아니라네 
마음으로 보고 영혼으로 
감응하는 것으로도 우리는 함께일 수 있다네
결국 있다는 것은 
현실의 내 곁에 존재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이미 
한 하늘 아래 저 달빛을 마주보며 
함께 호흡을 하며 살고 있다네 
마음 안에서는 늘 항상 함께라네 
그리하여 이 밤에도 
나는 한사람에게 글을 띄우네


두 눈으로 
보고 싶다고 욕심을 가지지 마세 
내 작은 소유욕으로 상대방이 힘들지 않게 
그의 마음을 보살펴 주세
한 사람이 아닌 이 세상을 
이 우주를 끌어안을 수 있는 넉넉함과 
큰 믿음을 가지세 
타인에게서 
이 세상과 아름다운 우주를 얻으려 마세

사진 ;[ 여의륜관음보살(如意輪觀音)  ]

내 안의 두 눈과 마음 문을 활짝 열고 
내 안의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는
 내 우주를 들여다 보세 
그것이 두 눈에 보이는 
저 하늘과 같다는 것을 
이 우주와 같다는 것을 깨닫게 될 걸세
그 안에 내 사랑하는 타인도 
이미 존재하고 있음이 
더 이상 가슴 아파할 것 없다네 
내 안에 그가 살고 있음이 
내 우주와 
그의 우주가 이미 하나이니 
타인은 
더 이상 타인이 아니라네


주어도 
아낌이 없이 내게 주듯이 
보답을 바라지 않는 선한 마음으로 
어차피 사랑하는 것조차 그
리워하고 기다리고 애태우고 
타인에게 건네는 정성까지도 
내가 좋아서 하는 일 아니던가
 


결국 내 의지에서 
나를 위해 하는 것이 아니던가 
가지려하면 더더욱 가질 수 없고 
내 안에서 찾으려 노력하면 
갖게 되는 것을 마음에 새겨 놓게나 
그대에게 관심이 없다 해도 
내 사랑에 아무런 답변이 없다 해도 
내 얼굴을 바라보기도 싫다 해도 
그러다가 나를 잊었다 해도 
차라리 나를 잊은 
내 안의 나를 그리워하세


그리움을 마주보며 
함께 꿈꾸고 있기 때문이라네 
두 눈으로 
보고 싶다고 욕심을 가지지 마세 
내 작은 소유욕으로 
상대방이 힘들지 않게 
그의 마음을 보살펴 주세
설법  ;   법정 스님 

출처 : 번 뇌
글쓴이 : 신비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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