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아
날이면 날마다 속터지는 세상
자네나 나나 우리에게 주어진 인생
얼마나 살고 얼마나 남았는지
그 누가 알겠는가..
"왜 사느냐?"고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고
굳이 따지지 마시게
사람 사는 일에 무슨 법칙(法則)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삶의 무슨 공식(公式)이라도 있다던가?
"왜 사느냐? 물으면 그냥 웃지요." 라는
어느 시인의 말이 생각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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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에 두둥실 떠 있는
한 조각 구름도 저마다 갈 길이 있듯이
우리네 인생도
저 마다 타고 난 길이 있지 않은가
욕심 부리지 말고
바람이 불면 바람 부는 대로
떠밀려 살다가면 그만 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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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것이 없다고 해서
남의 것 빼앗고 싶어하지 말고
이미 가지고 있다면
더 채우려고 욕심부리지 말고
얻었으면 얻은 만큼
베풀고 살고
남의 마음 아프게 아니하고
남의 눈에 아픈 눈물
흐르게 하지 아니하며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물 흐르듯이
서로의 가슴에 정(情) 하나 흐르게 하며
그냥 그렇게 지금까지 살아왔듯이
살아가면 되는 것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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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것 많은 사람
부러워하지 말게나
남 부러울 것 없이 사는 사람도
알고 보니 그 사람은 그 사람 나름대로
나 보다 더 많은 고민(苦悶)이 있고
나 더 많은 걱정 근심이 많더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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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리에 있다고
높은 자리 탐내지 말게나
높은 자리 있다고
먹어서는 아니 되는 그 놈의
"돈" 몇푼 받아 먹고 쇠고랑 차는 꼴
어디 한 두사람 이던가
지위가 높은 사람도
가진 것 많은 사람도
그 자리가 알고 보니
가시 방석이요
뜨거운 불구덩이 속(內)이요
그 곳을 박차고 벗어나지 못하는
그네들이 오히려 불쌍하고
가련한 인생들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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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캄한 밤
산으로 둘러 쌓인 손바닥 만한
하늘만 바라보며
손 발이 부르트도록 농삿일 하며
열심히 피땀 흘려 먹고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남들이 마다하는 힘든 노동으로
열심히 일해서 먹고 사는 사람이나
밤 낮을 가리지 않고 비틀거리며
휘황찬란(輝煌燦爛)한 불 빛 아래
값 비싼 술과 멋진 음악에 취해
흥청거리며 가진 것 자랑하며
사는 사람들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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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밥 세끼 먹고
자고 깨고 투덜거리고...
아웅 다웅 다투며 살다가
늙고 병(病)들어
북망산(北邙山) 가는 것은 다 같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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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푼이라도 더 얻으려
발버둥 치고
한치라도 더 높이 오르려고
안간힘 쓴다고 백년을 살던가
천년을 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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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여 마신 숨 내 뱉지 못하고
눈 감고 가는 길
모두 버리고 갈 수 밖에 없는데...
가는 길 뒤 편에서
손가락질하는 사람 너무 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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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돌아서면 가슴에서 지워질
이름 하나 남기면 무엇하나
알고 나면 모두가
허망(虛妄)한 욕심에
눈 먼 어리석음 때문인 것을...
One lives but once in the word
인간은 이 세상에 한 번 밖에 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