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하얀 와이셔츠
"여보! 이리와 봐!"
"왜요?"
"와이셔츠가 이게 뭐야, 또 하얀색이야?"
"당신은 하얀색이 너무 잘 어울려요."
"그래도 내가 다른 색깔로 사오라고 했잖아!"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아침부터 아내에게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하얀 와이셔츠말고 색상있는 와이셔츠로
사오라고 몇 번이고 일렀건만
또다시 하얀 와이셔츠를 사다놓은 것이었습니다.
"이 와이셔츠 다시 가서 바꿔와,"
"미안해요. 유행 따라 색깔있는 와이셔츠를
사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당신한테는
하얀색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도대체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나, 나 원 참...."
출근은 해야 하는데
몇 달째 계속 하얀색만 입고 가기가 창피했습니다.
한두 번 얘기한 것도 아니고 신랑을 어떻게 보고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죠,
아내는 방바닥에 펼쳐 있는
하얀 와이셔츠를 집어 차곡차곡 개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 하얀색 와이셔츠의 소매 위로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당신 지금 우는 거야?"
"신랑 출근하려는데 그렇게 울면 어떡해"
"저..., 이 옷...그냥 입어 주면 안 돼요?"
"왜 그래?"
"아니에요. 어서 출근하세요."
아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고, 나는 좀 심했나,
아내 어깨를 두드리며 한참을 안아주었습니다.
그리고 아내의 눈물 젖은 하얀 와이셔츠를 입고
조금은 무거운 마음으로 출근을 했습니다.
"삐리릭 삐리릭!"
점심 식사시간, 마지막 숟가락을 놓자마자
휴대폰으로 문자 메시지 하나가 도착했습니다.
"정현주 님께서 보낸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후다닥 사무실로 들어와 확인을 해보니
세 개의 메일이 도착해 있었습니다.
두 개는 광고 메일이고 다른 하나는
조금 전 아내가 보낸 메일 이였습니다.
"아침부터 당신 화나게 해서 미안해요.
아직 당신한테 얘기하지 못한 게 있는데요.
말로 하기가 참 부끄러워 이렇게 메일로 대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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