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비워두는 곳

[스크랩] 출가

고무동 2011. 12. 17. 23:29

 

[명상음악] 출가  

 

 

 

 

스님이 내게 말했다.

"그대와 같이 총명한 젊은이가
어찌 출가하지 않는가?"

내가 말했다.


"나는 출가한 지 이미 오래요.
그대들 스님네는 어찌 출가하지 않으시오?"

 


단지 제 집을 떠나
산문(山門)에 드는 것을 출가라 하지 않는다.

머리 깎고 중이 된다고 해서
모두 출가라 하지 않는다.

속세의 번다한 인연을 모두 끊어 버리고,
지금까지 내가 누려왔던 것,
나를 나이게 했던 온갖 것들에서
자유롭게 놓여날 때
비로소 그것을 출가라 할 수 있다.

 


눈빛 맑은 나를 보고
스님은 출가를 권유한다.



스님!
저의 출가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명리를 향한 속념(俗念)을 끊어버리고
학문의 길로 매진하는 것,

이욕을 향한 집착을 내던져
천고의 성현을 벗으로 삼는 것,
나의 출가는 이런 것이지요.

인간의 집착을 벗어내지 못할진대,
머리 깎은 스님네도 제 눈에는
속인과 한가지로 보입니다.

 

 

- 채근담에서 -

 

 

 

 

덩 더궁
 

출처 : 산사를 찾은 삐삐
글쓴이 : 홍예(虹霓)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