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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당신의 나무...♡

고무동 2010. 4. 15. 16:52

 

 

 

 

 

당신의 나무

                       

                 정설연

 

마른 잎 하나 없이
맨몸으로 묵묵히

서 있는 겨울나무


새잎을 틔우고자
꽃을 피우고자
찬바람을 인내하면서

 

돌아올 봄을 믿고

기다리는 모습에서
당신을 또 마주쳤습니다

 

맨몸으로 인내하는 모습에
가슴 뭉클한 쓸쓸함도

힘이 되는 건
기다림이 주는

선물이기도 하겠지요


빈 나뭇가지를 흔들며 가는
그 바람 소리 속에서
이 겨울 당신은

무슨 소리를 들으셨는지요


당신을 또 마주쳤습니다

이 겨울 차가움을 무릅쓰고
기다림을 오가는 것이 모두,


기다림을 향해

가는 길이 아니라
잊으러 가는 길이라면

 

당신을 향해

가는 마음길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향해 가는 길이라면


기다림은 벌써 물집이 터지고
그리움은 벌써

몸져누웠을지도 모릅니다

 

 

 

출처 : 당신의 나무...♡
글쓴이 : 푸른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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