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비워두는 곳

[스크랩] 마음 닦는 길

고무동 2008. 11. 15. 20:26

 
옛날 자그마한 절의 노스님이 명상에 잠겨 있을 때
당대 최고의 학자가 찾아왔다.


학자는 세상에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로 지식이 풍부했고,
지위와 권세도 대단했다.

그의 마음속에는 오만과 자의식이 가득했다.


스님을 찾은 것은 지적 논쟁을 벌여 공부를 많이 했다는
스님을 꺾어놓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명상에 잠겨 있던 스님은 그를 맞이하여 작은 선실로 들게 했다.


스님은 손수 샘물을 길어 솔불을 일구어서 차를 달이기 시작했다.
여느 때는 스님을 방문하는 손님에게는 언제나
나이 어린 동자승을 시켜 차를 달이게 했는데,
 
그날은 손수 차를 달여 그에게 찻잔을 들게 하고는 차를 따랐다.
차가 잔에 가득 찼지만 스님은 멈추지 않고 계속 부었다.


그러자 학자가 말했다.
"스님 차가 가득 담겼습니다."

그러나 스님은 묵묵히 차를 계속해서 따랐고,
드디어는 찻물이 방바닥을 흥건히 적시며 흘러냈다.
당황한 학자는 "스님, 차가 방까지 버리려 합니다'라고 말했다.


순간 노스님은 크게 소리쳤다.

"네 자신 속 깊게 뿌리내린 오만과 독선이 가슴 밖으로 넘쳐
너를 버리게 하는 줄은 모르고 찻물이 넘치고 있는 것만 보이느냐?
마치 이 찻잔처럼 너도 스스로의 지식에 의해 끝내는 넘쳐서
다른 것까지 못 쓰게 만들 것이다."

 

스님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잔은 비어 있는 데에 그릇으로서의 생명이 있으며
빈 그릇으로 있을 때라야만 무한한 용기(用器)의
가능성이 넘치게 되는 것이다.

가득차 있는 그릇은 그것을 비웠을 때 다른 물건을 담을 수 있듯
우리들 내부의 심혼(心魂)도 비워내는 작업을 통해 맑아지는 것이다."


자신의 마음을 비우는 것이 마음을 닦는 길이라는 은유의 말일듯..

근데 채우지 않을 그릇이라면 무슨 필요?

넘치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채워야 하는 것이 그릇이 아닐지??

 

숨소리

 

                                                                                 

출처 : 마음 닦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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