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 주택

[스크랩] 대단한 실용주택, 한옥

고무동 2008. 7. 15. 20:55













사진은 부산MBC에서 방영한 한옥에 관한 다큐에 나온 강화도 학사재라는 현대화된 한옥입니다. 친환경적인 재료로 인간미가 넘치는 집을 짓고 싶다면 검증되지 않은 방법들보다 천년동안 발전해온 한옥을 짓는 것도 아주 실용적인 선택이 아닐까요? 다큐를 보다보니 우리 조상님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옥의 기둥과 보, 창문이 교차하며 만드는 직선들을 보면 그 시절에 '데 스틸'운동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어찌 저런 미감을 가졌을까 생각이 들고, 모던모던 해봐야 답답한 네모난 상자의 변형일 뿐인 현대 건축에서 최근에서야 도입된 lamina flow같은 환기 시스템을 한옥에서는 집뒤의 숲과 앞마당의 백토로 자연스럽게 이뤘다는 것(앞마당엔 식물을 심지 않아 여름엔 이곳이 저기압이 되어 자연스럽게 뒷산의 차가운 공기를 끌어들이므로 집의 창문만 열면 맞바람이 통하는 구조)
 
문에 바른 창호지는 미세한 구멍이 있는 반투막으로 밖의 찬 바람은 차단하면서도 환기가 가능하고,
 
앞마당의 백토에 반사된 빛은 처마밑으로 들어와 은은한 간접조명도 하고.
 
대들보와 서까래로 이루어진 지붕은 다양한 높이로 공간감 있는 천장을 만들고,
 
전엔 한옥의 기와지붕이 단순히 나무뼈대에 기와만 엊은 건지 알았는데 황토를 엄청바르고 그 위에 기와를 얹는 거더군요.(단열재)
 
벽면을 이루는 4짝자리 문은 필요에 따라 공간을 확장시킬 수 있고(4짝문을 접어서 위에 걸면 '러브하우스'못지 않은 공간변신이...)
 
야트막한 담은 한옥을 둘러싸며 교묘한 시선처리로 프라이버시 확보와 함께 동선제시, 세지도 약하지도 않은 적당한 바람길이 되고,
 
난방은 당연히 몸에 좋은 온돌이고요.
 
그외에 한옥의 불편한 점인 아궁이, 부엌구조 같은 것은 학사재의 경우를 보면 현대에 맞게 멋지게 고칠수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아무리 돈들여 대리석으로 도배한 현대식 건물이라도 한옥을 따라올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비오는 날의 감성'이라고 생각되네요. 건축 인테리어 잡지에 나온 호화찬란한 집이라도 비오는 날에 저집은 어떤 분위기일까를 생각해보면 한옥의 그것과는 상대가 안됩니다. 우아한 곡선의 처마를 타고 떨어지는 물방울을 마루에 나와 감상할 수 있는 구조, 이런 집에 세상 어디에 있을런지.
 
p.s 건물의 설계나 구조, 재료도 중요하지만 집의 품격은 '마감'이 결정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주인 입맛에 맞게 설계하고 시공해도 마감이 훌륭하지 않으면 보고 즐길수 없죠. (외국의 집을 보면서 부러운 것은 그 독특한 설계보다 가구정도의 정밀도로 시공된 마감에서 놀라지 않습니까?) 대한민국에서 한옥을 짓기로 결정하면 시공경험이 풍부한 목수들이 훌륭한 마감을 보장한다는 점에서도 한옥은 아주 실용적인 선택이라고 봅니다.
출처 : 대단한 실용주택, 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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