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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 아버지의 지게 / 매화 *

고무동 2008. 6. 18. 17:15
      * 아버지의 지게 * 매화 이민화 태백산 죽령 같은 아버지의 허리에 박달나무 단단한 지게 또 하나 등뼈로 살아 산 나무 휘파람 소리 평화롭게 살던 시절 칡뿌리 캐어 얹고 진달래 꺾어 얹어 약주 한 잔 걸치고 콧노래 부르시며 비좁은 산비탈 길을 흥겹게 걸으셨다 허리 하나 잘 세우면 가지 절로 뻗는다고 비 올수록 풀 일어서듯 고달픔도 고이 닦아 가난한 마음 한복판에 가훈으로 걸었다 세월은 도둑처럼 어느 새벽에 달아나고 길 잃은 아이처럼 아버지 서성인 밤 굽은 등 텅 빈 허리에 추억이 업혀 있다 ************************************* 아버지는 그때나 지금이나 말씀이 없으십니다... 그저 넉넉한 웃음으로 그저 묵묵히 바라만 보십니다... 내 잘못을 아시고도 모르는 척 그렇게 모르는 듯 다 알고 계셨습니다... 오늘은 불현듯 아버지의 지게가 떠오릅니다... 칡뿌리와 진달래 지게 한 가득 실어오신 아버지의 사랑이 그립습니다... 술에 취한 듯~ 추억에 취한 듯~ 삶에 취한 듯 부르시던 아버지의 노래가 듣고 싶습니다...
    출처 : * 아버지의 지게 / 매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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